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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/1/09 05:37 (1461)   위기가 주는 교훈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위기가 주는 교훈

 

 

 

사람이 살아가면서 결코 한평생 평탄하게 살아갈 수 만은 없다. 아무리 그 사람이 제왕이나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그 점에서는 예외일 수가 없다. 멀리보지 않더라도 얼마 전에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노무현대통령의 죽음만 보더라도 그렇다.

 

 필자의 경우에도 인생을 살아오면서 2번의 큰 위기를 겪었었다. 첫 번째 위기는 청운의 꿈을 품어야 했을 20대 초반의 의학도 시절에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. 다름아니라 그 당시에 의대생으로서는 치명적인 낙제를 하게 된 것이었다. 매사에 지나치게 자부심이 넘치던 나는 내가 낙제를 하였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. 그것도 마지막 시험에서 단 한 점차이로 낙제를 하였기 때문에 그 억울한 심정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었다.

 

 그래서 마음 속 깊이 좌절을 했고 나를 낙제시킨 교수와 대학를 원망하였다.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고 왜 그런 결과가 생겼는가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할 시점에 나는 오로지 남을 원망하고 외부의 탓으로만 돌렸던 것이다. 이러한 무책임한 나의 태도에 대한 하늘의 질책은 매우 준엄했다. 나는 또 다시 연거푸 낙제를 하게 된 것이었다.

 

 이번에는 내가 받은 충격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. 왜냐하면, 못난 선배가 되어서 후배에게 까지 추월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었다. 나를 지탱해왔던 모든 자부심과 자존심이 송두리째 뿌리 뽑히는 느낌이 들었고, 나는 이 때 처음으로 자살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렸다. ‘삶과 죽음의 교차점’에서 그래도 나를 지탱하고 일으켜 세운 것은 ‘사랑’(여자친구-지금의 나의 아내의 사랑)과 ‘희망’(칼 메닝저라는 미국의 정신분석가의 책을 읽고 정신의학이라는 희망을 발견)이라는 두 단어였다.

 

 내가 두 번의 낙제로 인해서 죽음을 생각했던 때가 1979년 이었으니까 올해로서 꼭 삼십년이 된다. 그 동안에 나는 ‘정신의학(정신치료)’이라는 희망의 등대를 향해서 쉬임없이 노를 저어온 셈이다. 그러는 사이에 어느 듯 나는 정신과의사가 되었는데, 아리러니컬하게도 내가 가장 자신있게 치료를 잘하는 분야가 바로 낙제생이나 재수생들을 치료하는 일이 되었는데, 왜냐하면 누구보다도 그들의 심정을 잘 공감(共感)하고 이해(理解)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. (며칠 전에 나에게 치료를 받았던 낙제한 의대생이 드디어 정신과 레지던트시험에 합격했다고 전화를 했을 때, 나는 마치 나의 시련과 고통이 끝난 것 같은 보람을 느꼈었다.)

 

 돌이켜보면, 내가 두 번의 낙제로 인한 좌절 때문에 30년 전에 죽어버렸다면,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해 진다. 주역(周易)에도 나와 있지만, 위기의 순간을 넘기는 지혜의 으뜸은 남이나 외부를 탓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, 그 다음은 오직 지성을 다하여 하늘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몸과 행동을 닦아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떠 올리게 된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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